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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찾은 희망
붉은 반지 본문
1
"알겠어"
참고 있던 눈물대신 가녀린 목소리를 겨우 뱉었다.
"그럼 이만"
몸을 돌리던 남자는 뭔가 빠트린게 있는지 여자를 향했다.
"아 맞어.이제 그 반지도 돌려줘야겠어"
감정을 알수 없는 표정을 한 용석은 혜진에게 검은 손을 뻗어 억척스럽게 쥐며 말했다.
"아앗"
반지가 빠지면서 손마디에 보이지 않는 생체기가 생겼다.
남자는 아랑곳 않고 손에 놓여진 반지를 한번 쓱 훑어보곤 냉큼 주머니에 넣었고, 순간
붉은 보석으로 장식된 금반지와 그의 이름이 새겨진 HJ각인이 혜진의 눈에 들어왔다
건대역은 퇴근을 서두르는 사람들로 인파가 늘어나고 각자 자신의 목적지를 향해
바삐 몸을 움직였다. 김용석은 숙인 고개를 들어 혜진를 힐긋보더니 인파속으로 사라졌다.
혜진은 손마디를 어루만지며 그가 사라지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 더는 그가 보이지 않자 발걸음을 돌렸다.
2
고등학교부터 단짝인 효정에게 털어 놓을 생각에 혜진은 맘이 조금 가벼워졌다.
"김대리 잘들어가"
"네 그럼 내일 뵐께요"
오렌지 빛의 노을빛이 건물들 사이로 흘러 사람들을 물들였다. 혜정은 이시간이면 차가워지는 공기와 함께
코끝으로 느껴지는 냄새들이 좋았다. 모든게 챗바퀴처럼 돌아갔지만, 그리고 다시 돌아올 같은 반복
이지만 이 순간은 모든 것에서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다.
붉은 빛깔의 나무 탁자를 두고 앉은 이들 사이로 탁자위의 커피가 진한 향기가 피어 올랐다.
"아 정말? "
"응. 그래도 미루던 소설 결말 다 보고 난것처럼 개운해"
효정은 특유의 밝음과 귀여움이 있었다. 그런 점을 그의 주변사람들은 좋아했고 모두들 기쁨을 때로는 슬픔을 함께나누곳 싶어했다. 그런 친구가 그의 곁에 있다는 것이 효정은 한켠으로 다행으로 여겼다.
그런 효정에게 자신의 어두움을 털어 놓자, 김대리는 마음이 한결가벼웠다.
서울로 올라와 혼자 살며지낸 시간은 그 부푼 마음을 안고 시작한 사회 초년생의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가끔 주고받았던 부모님과의 안부는 혼자사는 또래친구들이 그의 부모들과 그렇듯 점점 뜸해지더니, 이제는 어색했다.
효정에겐 어두운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 늘 그랬듯 어두운 이야기는 끝이좋지 않았다.
3
" 쿵 쿵"
" 무슨 일이시죠"
"문좀 잠깐 열어봐요"
지나가는 길에 들린 집주인이 밀린세와 함께 이번 달치까지 받으러 왔다고 했다.
"다음부턴 밀리지 마요"
"입금 딱딱 잘해주라구, 괜히 서로피곤하게 하지말아요"
집주인은 손에 침을 바르곤 지폐를 세더니 주머니에 곧장 넣곤 혜진을 한번 바라보고는 눈을 맞추고
발걸음을 돌렸다. 어디선가 본듯했다.
혜진은 손마디를 어루만지곤, 그 것은 지난날 용석이 자신을 바라본 것과 같은 종류것이였음을 알수있었다.
ppq치킨 포장상자가 어지러히 쌓여있는게 눈에 보였다. 아직 정리하지 못한 그와 함께약속했던 미래,추억이 혜진의 마음에 아직 수북하게 쌓여있고, 냉장고에 있는 먹다 남아 김빠진 콜라며, 치킨무들도 그대로 있었다
표현하지 못하고 흘려버린 시간속에, 비록 그 시간과 장소를 지나쳐 왔어도 그 곳에는 여전히 받아드려지길 기다리는 감정들이 덩그러니 두리번 거리며 찾아올 누군가를 기다렸다.
3
혜진의 기억속에 연희는 늘 열이나고 아프고 늘 잠들어 있었다.
"글쎄 얘가 파브리병이래"
그것은 처음듣는 이름이었고, 심장이 멈추게 될 수도 있다는 희귀질환이라고 했다.
어린 혜진은 그말을 다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것이 동생 연희를 집어 삼키고 있음을 어린 혜진도 알수 있었다.
그래서 혼자 걷고 자고 먹는 자신의 모습이 연희에게 괜한 미안함을 갖게 했는지도 몰랐다.
잠든 동생 연희의 얼굴은 늘 땀으로 젖어있었다.
그리고 깊은 잠에서 깨어난 연희가 세상의 모든 어두움을 밝히는 웃음으로 자신을 바라볼때면,
마음이 환희로 가득하여 모든 행복과 기쁨이 그 곳에 가득하였다.
또 가끔 그 아이의 손을 잡고 걸을때면 너무 꽉잡아 부서질까 겁이나기도 하고 그러다
연희가 가쁨숨을 쉬며 가슴을 움켜쥘때면, 어쩔도리가 없어 그저 눈물이 그렁그렁맺히다 삼키곤했다.
4
따르릉....!!
"애야..."
"니 애비 어젯밤 돌아가셨다. 일다봤으니 그런줄 알고 찾아오지마라"
혜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슬픔은 쉽사리 그녀의 마음의 문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혼자 살아온 세월 속에서 무뎌지고 단단했진 마음은 원망으로
그 문을 굳게 닫아뒀고, 저 말을 들었을때 혜진은 알 수 없는 불쾌한 감정이 뇌리를 스쳤다.
어린 동생을 두고 홀로 서울로 두고 왔을땐, 그리고 그 것이 마지막이 될줄은 알수 없었고,
결국 자신의 대한 원망, 곧이어 어린 연희를 지키지 못한 부모에 대한 분노로 남았다.
아버지는 늘 무력감에 빠져있었다. 그 시절 남자들이 그랬듯 많은 이들이 일을 잃었다.
누군가는 다시 기회를 찾아내고 더 큰 자신감을 얻었다. 아버지는 누군가가 아니었다.
"아버지는 이제 편하게 되신거야, 그 고통에서 벗어난거지"
위로받지 못한 슬픔은 그녀의 문을 단단하고 더 두껍해서 고통을 느끼지 못한채 무감각해져갔다.
그 마음 주변에는 용석이 있었다. 짧았지만 사랑받는 해방감의 감각도 점점 마비되어갔다.
4
"저기..."
그 순간 말은 그닥 중요하지 않았다. 모든 감각이 곤두섰고 한 남자는 듬직한 체구에 사람좋은 인상을 하고 웃고있었다.
"네?"
사랑은 그 자리를 쉽게 찾아 들어왔다. 경험은 더 좋은 출발의 토대가 되었고,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나중에 밥을 먹으면서 알게되었는데, 그는 치킨장사를 한다고 했다.
대기업에 몇년을 다니다가 자기 사업을 하고싶어 뛰어들어, 지금은 자리를 잡았다고 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명함을 보여주었다. <김용석. ppq치킨.정성껏 튀겨드립니다.>
떨어지는 낙엽은 그 모양에 따라 무게중심을 각각 다르게 잡고선 수직으로 빙글빙글 그 주변을 돌며 아래를 향하고, 그것은 사람의 마음에 차곡차곡 쌓여 그 각자의 욕망이 무엇인지 다시금 알게해주었다.
효정은 그 남자가 싫지 않았다. 조금은 뻔뻔한듯했지만, 자신감 있었고, 살집이 풍만한 기름진 얼굴로 인한 번쩍거림도 그가 건강하고 남성적인 힘을 지닌 사내라는 표식으로 보였다.
5
"건대 입구역입니다. 내리실분은....."
싸리눈이 얕게 쌓인 12월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로 들뜬 커플들로 가득했다.
여기저기서 캐롤이 들려오고 초록 침엽수 모양을 한 플라스틱모형위에 붙은 반짝이는 구슬들과 하얀 솜덩이들 사이로 형형색색의 조명들이 한껏 사람들의 마음을 신비와 환상으로 가득채우고. 아기예수를 품은 마리아를 지켜보는 동박박사이 성탄을 축하하며 바치는 성물들에 관한 이야기는 듣는이로 하여금 그들이 소년,소녀였음을 떠올리게했다.
"뭐 마실래?"
"난 뭐 늘 카푸치노지"
잔잔한 성가가 카페에 울려퍼지고 손에 쥔 커피잔의 열기가 겨울의 냉기를 더욱 따스하게 만들었다.
"혜진아 나 너한테 축하받을 일있다."
효정이 입가에 소녀같은 작은 미소를 머금으며 말했다.
얼마전 친구 효정에게 위로를 받았는데, 이제 축하해야 할 차례였다.
마을버스에 내려 집을 향하던 자신에게 말을 건내왔던 일, 카페에서 그가 무슨 일을 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자신에게 관심이 있는지. 노란 조명아래 식탁을 두고 흘러가는 시간을 뒤로한채 취기로 한껏 뜨거워진 둘이 밤거리를 향할때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이 얼마나좋았는지, 여자는 들뜬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혜정에게 기쁨을 나눴다.
어두운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로 새겨지고 집집마다 하나 둘씩 불이 꺼져갈쯤, 전봇대아래 층층 계단아래서는 미래를 향한 이야기가 밝혀져 가고, 뜨거운 입술로 그 둘은 사랑을 확인했다.
며칠후 남자는 효정에게 서로의 미래를 약속하길원했고, 그녀의 이니셜이 각인된 반지를 건냈다.
효정은 붉게 달아오른 뺨으로 여느때보다 더욱 사랑스러워 보였다.
사랑받는 여자의 커다란 눈속에는 앞으로 수북하게 쌓아갈 기쁨이 다양한 형태와 색깔로 반짝였다.
"아 근데 그사람 치킨 사업하던데 언제 같이 한번가자. 너에게도 소개해주고 싶어"
앙징맞게 작은 빽에서 꺼낸 명함 한장이 혜정의 눈에 들어왔다.
"이거봐, 이사람 명함이야."
"김용석?"
살집이 풍만한 사람좋아보이는 얼굴.
친구는 약지에 있는 반지를 빼서 보여주었다.
붉은 장식을 한 금반지, HJ의 음각
한때 그녀의 소유였던 것.
반지는 새 주인앞에서 자신의 붉은 빛을 선명하게 드러내었다.
성가가 잔잔히 울려오고, 창밖으로는 함박눈이 쏟아졌다.
혜진은 두사람이 생각났다. 죽은 연희와, 아버지....
"와 혜진아 첫눈이야 "
효정이 벅찬 목소리로 말했다.
"근데 왜 사람들은 첫눈을 좋아하는걸까?"
"글쎄.."
혜진은 손마디를 검지로 쓰다듬으며 계속말을 했다.
"어쩌면 첫눈은 보고싶은 사람에게만 모습을 보이는건지도 모르겠다."
"마치 동화속의 루돌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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